MSNBC '모닝조' 진행자 "백악관서 '사과 안하면 연예지에 나쁜 기사 게재' 협박"
트럼프 "가짜 뉴스…스카버러가 기사중단 부탁차 전화해 내가 '안 된다'고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방송인 남녀 커플의 감정 싸움이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앙숙인 MSNBC '모닝 조' 프로그램의 공동진행자이자 연인 사이인 조 스카버러와 미카 브레진스키에 막말을 해 파문을 일으킨 지 하루만인 30일(현지시간) 이번엔 두 방송인 측에서 백악관이 자신들의 사과를 요구하며 협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충돌이 재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바로 이를 정면으로 부인하자 이들도 '문자메시지'와 통화기록이 있다고 반박하면서 단순히 볼썽사나운 싸움에서 '진실 게임'의 양상으로 사태가 커지고 있다.

스카버러와 브레진스키는 이날 MSNBC 기명 칼럼에서 "올해 들어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이 우리에게 대통령에게 빌지 않으면 (대중연예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에서 우리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내보낼 계획임을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날 오전 방영된 '모닝 조'에서 "대통령은 내셔널 인콰이어러 경영자와 친구"라면서 "3명의 최고위급 정부 관계자들이 반복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시청률 낮은 '모닝조'를 오랜만에 처음으로 시청했다"면서 "가짜 뉴스이다. 스카버러가 '내셔널 인콰이어러' 기사를 중단해달라고 하려고 나에게 전화했고, 나는 '안 된다'고 했다. 나쁜 프로그램"이라고 적었다.

이에 스카버러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곧바로 반응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또 다른 거짓말"로 규정하면서 "당신의 고위 참모들로부터 받은 문자메시지와 통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 기록들은 몇 달 동안 당신과 얘기한 적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매거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가 지난 4월 중순 스카버러와 문자를 주고받았다면서 쿠슈너가 스카버러에게 '만약 취임 후의 부정적 보도에 대해 사과하면 두 사람에 대한 타블로이드(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비판 기사가 나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측의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과 일개 민간 방송인들의 감정싸움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시청률이 지상 과제이자 생명인 MSNBC 측에서는 미국 대통령과의 노골적인 이전투구가 생중계되는 이 상황을 은근히 즐기는 분위기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물러날 기색이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두 커플 진행자에게 "지능이 낮다", "미친", "사이코" 등의 막말을 하며 대놓고 비난했고, 특히 여성인 브레진스키에 대해 "얼굴 성형(face lift)을 해 피를 몹시 심하게 흘리고 있었다"고 말해 대통령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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