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지훈 기자 = 해드림출판사가 고신대학교 부총장 김상윤 교수의 자전 에세이집 ‘경명학교와 석양농장’을 출간했다.

‘경명학교와 석양농장’은 평생 교단에서 교육심리와 유아교육을 가르쳐온 저자가 정년퇴임으로 캠퍼스(고신대학교 부총장)를 떠나면서 지금껏 학문과 교육과 신앙 안에서 걸었던 자취소리를 서정적인 수필로 정리한 자전 에세이집이다.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지만 ‘경명학교와 석양농장’이 어떤 책이고, 어떤 사물 중심이고, 어떤 철학 아래 쓰였는지 이 책 서문·서두를 보면 금세 밑그림이 그려진다.

저자는 지금부터 22년 전인 1994년에 첫 수필집을 출간하였다.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이 큰 진통을 겪다가 차츰 안정을 찾아갈 무렵이었다. 저자 전공은 본래 정의, 도덕, 책임, 수준 등의 개념들을 연구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2000년이 되면서 이러한 구조주의적 관점들이 해체되고 직관, 자연, 생태, 자유, 체험 등의 개념들이 새로운 힘을 얻어가고 있었다.

저자가 언급한 이 ‘직관, 자연, 생태, 자유, 체험’이 ‘제1부 경명학교, 제2부 남지, 제3부 석양농장, 제4부 교정에서, 제5부 방학, 제6부 가족’ 등으로 구성되는 이 책의 메시지이자 핵심이다. 자연, 생태 등의 말에서 보듯이 여기 모인 수필들에서는 흙냄새가 나고 풀냄새가 나고 순진무구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고신대학의 어린왕자와 풍차

저자는 1980년대 학위논문을 쓰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기 시작한 근 10여년간 바로 이런 개념을 제자들에게 가르치려고 애썼다.

우선 저자가 고신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아동학과 교육과정을 만들면서 이 개념들을 적용했다. 아이가 어른으로 되어가는 것이 발달이라고 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아이가 어른보다 나은 것을 가르치는 과목이 무엇인지 고민하다 우리나라 어느 대학에도 없는 ‘아동도서평론’이라는 과목을 만들었다. ‘어린왕자’, ‘인어공주’, ‘미운오리 새끼’ 등의 동화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이 왜 천국에 갈 수 있는지를 가르쳤다. 그래서 그런지 저자의 별명이 ‘고신대학의 어린왕자’가 되었다.

저자는 “이 별명이야말로 제자들에게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업시간에 한 제자가 사람은 철이 들면 무거워지는 이유가 철이 무거운 금속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익살을 떨었다. 이제 8월이면 저자는 대학 교단을 떠나지만 저자는 아직 철이 들지 못하여 아이처럼 별별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저자는 아주 특별한 계획을 세웠다. 우리나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풍차를 하나씩 보급하는 운동을 시작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원장들에게 풍차 하나에 300만원이라는 거금을 받고 10개의 풍차를 세웠다.

그런데 5년이 되어가는 지금도 완성이 안 되어 바람개비에 머물고 있고 태풍이 불 때마다 날개가 부서지고 수리하기를 수십 차례 치르며 손가락을 칼에 베는 바람에 동맥과 힘줄이 끊어져 한 달 이상 깁스를 하고 다니기도 하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저자는 이제 조금씩 자신감을 얻고 있다. 이제는 날개 한 세트를 하루에 완성할 수 있고 한 개의 가격도 10%로 낮출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시골에 어린이를 위한 살아있는 박물관도 만들 예정이다. 작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여러 가지 연못은 물론 우리나라에 있는 야생초를 모두 볼 수 있는 야생초꽃밭, 우리나라에 있는 곤충을 모두 볼 수 있는 곤충체험관, 닥나무를 심어 종이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고 목화를 심어 실을 만들고 베를 짜는 과정을 체험하고 대장간을 만들어 쇠를 불에 달구고 망치로 때려 납작하게 만드는 체험을 하게 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고 행복이 부풀어 오르는 이 이야기들이 ‘경명학교와 석양농장’에 들어 있다.

추천사

시골아이 꼴망태 안에 베어담긴 토끼풀처럼 파랗고 싱싱한 수필집
아동문학가 심군식(목사)

저자의 의 전문 과목이 아닌 문학 쪽의 글이 어쩌면 그렇게 낯설지 않을까. 그것은 저자의 사람다움이 글을 맑고 깨끗하게 만든 것인 듯하다. 또한 틈틈이 문학 서적을 읽고 문학적 소망을 심전에 뿌려 놓은 것이 분명하였다. 저자는 글을 쓰면서 결코 허둥대지 않는다. 차분히 하고 싶은 말만 한다. 조금도 헤프지 않다. 글을 만지는 저자의 솜씨 또한 능숙하여 기성문인답다.

특히 그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허영심이 없다는 점이다. 그는 솔직하고 어린아이답게 순진하다. 자신을 과장하거나 자랑하려하지 않는다. 또한 신앙을 말로 설명하지 않고 사건으로 설명하는 독특한 기법이 독자를 감동시킨 것이다.

문장에 있어서도 황순원이나 오영수체의 단문이다. 내용이 까다롭지 않기 때문에 전연 독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별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는 밋밋한 줄거리를 재치 있게 재미를 담아 훌륭한 작품으로 승화시켜 나가는 솜씨는 대단히 희망적이다.

‘경명학교와 석양농장’은 단편적인 그의 자전적 요소가 많은 소품이다. 그의 소박한 생활주변의 단편들이 시골아이 꼴망태 안에 베어담긴 토끼풀처럼 파랗고 싱싱하게 나풀거린다. 누구에게나 공감을 주고 또한 고향 언덕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집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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