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최성욱 기자 = 국내 종합격투기 13년 역사에서 이토록 대회가 많이 열린 시기는 없었다. 3년 전부터 매년 약 15회 이상의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

과거 스피릿MC, 네오파이트가 왕성히 활동하며 국내에 종합격투기 붐을 일으켰을 당시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현재 한 달에 두 번 이상의 대회가 열리고 있다.

그 중심에는 TOP FC가 있다. 2013년 6월 단체를 출범, 현재까지 12번(내셔널리그 2회)의 이벤트를 개최했다. 오는 22일에는 중국 최대 격투단체 쿤룬 파이트와 합동대회인 'TOP FC 11'의 돛을 올린다. 종종 논란이 발생하기도 했으나, 회가 지날수록 대회운영이 견고해졌고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눈부시게 성장해나갔다. 대회 횟수, 해외단체와의 교류, 소속 선수 등 '오리지널 파이터들의 집합소'는 점차 커지고 있다.

TOP FC에서는 총 153경기가 펼쳐졌다. 이중 상대를 한 방에 실신시키는 화끈한 KO와 화려한 그래플링 기술을 바탕으로 항복을 받아내는 서브미션, 물러서지 않고 전진만을 추구하는 치열한 난타전이 수도 없이 쏟아져 나왔다.

수많은 격투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TOP FC, 열한 번째 넘버링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현재, 지금까지의 경기 중 가장 임팩트 있는 순간과 최고의 경기를 꼽아봤다.

최고의 명승부는 누가 뭐래도 '최영광 對 조성원'

KO, 서브미션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화끈함이 없는 경기라면 매력이 반감된다. 팬들은 어떤 결과가 나오든 화끈하게 전개되다가 한순간에 끝난 경기에 열광한다. 치열하게 싸우다 승부가 가려지는 형태의 경기가 흥미롭기 마련이다.

무수히 많은 명승부가 속출했지만 그 중 가장 큰 화제가 됐던 건 누가 뭐래도 최영광과 조성원의 초대 페더급 타이틀전이다. 말 그대로 용호상박이었다.

두 선수는 시종일관 묵직한 펀치를 주고받았다. 예상과 달리 초반 최영광이 타격에서 앞서나갔다. 맞고만 있을 좀비가 아니었다. 조성원은 2라운드경 최영광의 중심을 흐트러뜨리는 큰 공격을 성공시켰다. 최영광은 잠시 의식을 잃을 정도의 큰 충격을 입기도 했으나, 한성화戰을 생각하며 페이스를 조절했다. 혈투 끝에 승자는 최영광이었고, 장내의 관중들은 두 선수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다.

국내 파이터 중 유일하게 UFC 타이틀전 경험이 있는 '코리안좀비' 정찬성은 경기 직후 SNS를 통해 "진정한 코리안 좀비는 조성원"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TOP FC 외국심판 역시 '10년 이상 격투계에 몸담았는데, 이런 경기는 처음 봤다. UFC측에 둘의 경기를 보내주고 싶다'고 극찬했다고 한다.

첫 번째 대회에서 펼쳐진 '특전사 파이터' 김종만의 은퇴전 KO승에는 다양한 요소가 담겨있었다. 1세대 파이터의 은퇴전이라 큰 관심을 받은 상황, 당시 신성이었던 한성화에게 1라운드에 백포지션을 내주며 이렇다 할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유도식 후리기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한 것이 화근이었다. 펀치와 팔꿈치 세례에 꽤나 고생했다.

하지만 2라운드에서 김종만의 저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승부를 걸었다. 강력한 파워를 자랑하는 왼손 훅을 앞세워 한성화를 압박했다. 한성화는 펀치를 허용하자 당황하기 시작했다. 김종만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밀어붙인 끝에 KO승을 거둘 수 있었다. 깔끔한 한 방이었다. 장내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3년 만의 복귀, 은퇴전이라 의미가 남달랐다. 화려하면서도 울컥했다.

KO머신 강정민, 펀치라면 둘째가라면 서럽다

최고의 압권은 강정민의 3연속 KO승이다. 그는 대게 언더독이었다. 강범찬을 상대했을 때도, 황교평과 맞붙었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이윽고 어려운 것을 해결해낸다. 강범찬을 속수무책으로 격침시켰고, 이동영을 무한 니킥으로 무너뜨렸다. 라이트급 토너먼트 준결승에선 황교평과 치열한 신경전 끝에 단 한 차례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쓰러뜨렸다. 국내 라이트급 강자임을 제대로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질적으로만 본다면 꼽을 수 있는 KO승은 너무나도 많다. 손영삼(15초), 맷 호위치(31초)를 순식간에 무너뜨린 TOP FC 미들급 챔피언 김재영의 임팩트는 컸다. 펀치로 승부의 마침표를 찍고 초대 미들급 챔피언에 오른 김재영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11년 선수생활 중 값진 쾌거였다.

김동규가 보여준 KO 3연승 역시 충격적이었다. 말년휴가 중 TOP FC 데뷔전을 치른 그를 당시만 해도 아는 이들은 적었다. 체육관 내에서 특급 기대주정도였다. 최환을 격침시켰을 때도 그에 대한 관심은 적었다. 그러나 김태균을 제압하면서 많은 이들이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입담까지 출중했다. 경쟁자들을 모조리 싸잡아 디스했다. 김재웅에겐 질 것이라 얘기하는 이들이 많았지만 이를 무시하듯 32초 만에 완승을 거뒀다.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으나 다음 경기에서 최영광에게 패하고 말았다.

최정범, 쌍둥이 파이터에게 리어네이키드 초크 성공…김은수, 해외 파이터에게만 서브미션 2패

서브미션 승부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상향평준화된 상황에서 서브미션으로 항복을 받아내기란 여간 쉽지 않다. 총 153경기 중 서브미션 승부는 17차례뿐이다. 주짓수 블랙벨트인 최정범은 쌍둥이 파이터인 권쌍수-권민수를 모두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제압했다. 김은수가 TOP FC에서 기록한 2패는 모두 해외파이터에게 당한 서브미션패다. 그는 모이제 림본에게 니바, 브르누 카르발류에게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당했다.

크게 이슈가 됐던 승부는 특급 그래플러 정유진의 암바승이었다. 노엘 보비아戰에서 시작부터 달려들었던 정유진은 거침없이 상위포지션을 점유, 완벽한 암바를 성공시키며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정유진은 1라운드에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보비아는 그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로케 마르티네즈의 묵직한 기무라 록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정다운에게 강력한 태클을 성공시킨 뒤 바로 기무라 록 그립을 잡은 마르티네즈의 힘은 가히 놀라웠다. 윤민욱에게 타격에서 고전했고, 하위포지션을 내줬지만 그 상황에서 트라이앵글 초크를 성공시킨 조성원 역시 강한 인상을 심기에 충분했다.

TOP FC는 오는 22월 최초로 합동이벤트를 개최한다. 중국 최대 격투단체 쿤룬 파이트와 손을 잡았다. 부제가 'TOP FC vs. 쿤룬 파이트'인 만큼 대항전(7 對 7) 대거 포진돼있다. 국가 간의 치열한 자존심 싸움이 예상된다. 숱한 화제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명승부들이 속출될지 기대된다.

메인이벤트에서는 TOP FC 밴텀급 챔피언 곽관호가 UFC 출신의 알프테킨 오즈킬리치를 상대로 1차 방어전을 벌이고, 코메인이벤트에서는 쥬얼스 여성부 밴텀급 챔피언 김지연이 쿤룬 파이트 간판스타 탕진과 격돌한다.

'TOP FC 11'은 수억 명의 시청자를 거느린 강소위성 TV 중계를 확정지은 상태다. 5분 3라운드를 기본으로 한다. 단, 타이틀전은 5분 5라운드로 진행된다. 국내 최초로 5라운드 경기, 팔꿈치 허용 룰을 도입했다. 방송경기인 메인카드와 비방송경기인 언더카드를 분리한다. 22일 오후 4시부터 언더카드가, 오후 7시부터 메인카드가 시작된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는 새로운 '탑걸'들이 케이지를 누빈다. 지난 이벤트에서 男心을 뒤흔든 심채원, 김세라, 외에 뉴페이스 민송이, 이지나, 현규비를 공개했다. 온라인 티켓예매는 예스24(http://ticket.yes24.com, 1600-6168, 1544-6399)에서 가능하다. 또한 주최측은 페이스북(내일은 챔피언, MMA빅마우스)을 통해 티켓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 TOP FC 11- TOP FC vs. KUNLUN FIGHT

2016년 5월 22일(일요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메인카드-

[7경기 밴텀급 타이틀매치] 곽관호​ vs. 알프테킨 오즈킬리치

[6경기 여성부 -59.5kg 계약체중매치] 김지연 vs. 탕진

[5경기 -72.5kg 계약체중매치] 사토 타케노리 vs. 박경수

[4경기 -59kg 계약체중매치] 김규성 vs. 장메이솬

[3경기 -72.5kg 계약체중매치] 강정민 vs. 아담 보시프

[2경기 밴텀급매치] 소재현 vs. 씨에 준펑

[1경기 웰터급매치] 손성원 vs. 김재웅

-언더카드-

[7경기 밴텀급매치] 김명구 vs. 하오 지아하오

[6경기 웰터급매치] 김율 vs. 박건한

[5경기 밴텀급매치] 손도건 vs. 전형주

[4경기 라이트급매치] 송규호 vs. 우 하오티안

[3경기 페더급매치] 우에야마 토모아키 vs. 얀시보

[2경기 -54kg 계약체중매치] 엘리스 아델린 vs. 장웰리

[1경기 -100kg 계약체중매치] 이현수 vs. 테리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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