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임윤수 기자 = 아랍의 다양한 시선, 새로운 세대의 발견! 제9회 아랍영화제(ARAB Film Festival)가 공식 트레일러와 함께 올해 야심 차게 마련한 아랍 여성 감독 특별전 ‘포커스 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 상영작 5편을 공개했다.

아랍영화제는 오는 7월 16일 개막작인 이집트의 중견 감독 타미르 아슈리의 '마흐무드의 복사 가게'(Photocopy)로 개막해 6일간 열리며, 아랍 12개국 11편의 최신작과 화제작을 상영한다.

국내 유일의 아랍 중심 영화제, 제9회 아랍영화제가 공식 트레일러를 공개했다. 아랍영화제는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아랍의 대중 영화부터 세계 영화제에서 이름을 떨친 유명 아랍 감독의 작품까지 다양한 영화들을 소개해 왔다.

올해는 팔레스타인의 일리야 술레이만, 시리아의 피라스 파이야드 등 기존에 국내 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아랍 중견 감독들의 최신작은 물론,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차세대 감독들의 데뷔작이 대거 상영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거장 하이파 알 만수르부터 2019년 칸영화제 공식 상영작이자 올해 세자르영화상을 수상한 화제작 '파피차'로 급부상한 신예 무니야 맛두르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아랍 여성 감독들의 영화들을 초청, 집중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공식 트레일러는 올해 영화제를 통해 소개될 아랍 12개국 11편의 최신작과 화제작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담아 빠르게 변화하는 아랍의 과거와 현재를 거시적으로 훑어보는 느낌을 준다.

짧은 예고편이지만 마치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전쟁과 디아스포라의 역사부터 현재에 이르는 영향, 구시대적 관습과 차별을 넘어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새로운 세대의 도전까지, 다채로운 아랍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어려움 속에서도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해가는 모습까지, 여성 감독의 다양한 시선으로 다양한 세대의 아랍 여성들을 바라보는 듯한 생생한 감동을 전달한다.

제9회 아랍영화제에서 상영될 아랍 감독들의 최신작과 화제작으로 구성된 공식 트레일러를 통해 다채롭고 새로운 아랍 영화의 매력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제9회 아랍영화제는 올해의 특별전으로 아랍 여성 영화계를 대표하는 중견 감독과 새로운 세대의 젊은 여성 감독의 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는 ‘포커스 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 섹션을 통해 최신작과 화제작 5편을 선보인다.

아랍 영화계의 중견 감독으로 자리를 잡은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부터 작년에 장편 데뷔작을 만든 힌드 부제므아, 무니야 맛두르 등 신예 여성 감독들의 작품을 통해 다양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담아낸 아랍 사회를 만날 수 있다.

먼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거장 감독과 신예 감독으로, 하이파 알 만수르와 샤하드 아민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국내에도 개봉된 '와즈다'로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의 찬사를 받았던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여성 감독 하이파 알 만수르의 최신작 '완벽한 후보자'(The Perfect Candidate)는 사회가 원하는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 때문에 장애에 부딪히고, 이를 바꾸기 위해 직접 지방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젊은 여성 의사 마르얌의 겁 없는 도전을 특유의 대담한 화법으로 담았다.

감독은 남성 후보들과의 팽팽한 접전 속에 보여지는 마르얌과 가족들의 추진력을 통해 보수적인 사회 전체를 한 걸음 앞으로 끌어당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차세대 신예 감독 샤하드 아민의 데뷔작 '바다의 소녀'(Scales)는 황량한 섬의 어촌이라는 디스토피아풍의 음울한 풍경을 무대로, 바다에 여성을 희생시키는 부당한 관습과 폐쇄적인 공동체에 맞서 자신의 삶을 지키고자 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몽환적인 흑백 영상으로 담아냈다.

'완벽한 후보자'와 '바다의 소녀'는 각각 2019년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과 비평가주간에서 상영됐으며, '바다의 소녀'는 가장 혁신적인 영화에 수여되는 베로나필름클럽상을 수상했다.

신예 여성 감독 무니야 맛두르의 첫 장편 영화 '파피차'(Papicha)는 1990년대 알제리를 배경으로 열여덟 살의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 나즈마가 자신의 꿈을 좇는 동시에 가부장적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모습을 그렸다.

무니야 맛두르 감독이 알제리 내전 당시에 성장기를 보낸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로 암울하고 슬픈 현실 속에서도 퇴색하지 않는 소녀들의 용감하고 강인한 우정을 섬세하게 연출했다.

2019년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상영돼 화제를 모았으며, 2020년 세자르영화상에서 최우수데뷔작과 신인여배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또 다른 신예 힌드 부제므아 감독의 데뷔작 '누라는 꿈꾼다'(Noura’s Dream)는 튀니지의 결혼과 이혼에 대한 법률 및 경찰로 대변되는 사회 제도가 얼마나 여성의 삶에 부당하게 작용하는지 고통스럽게 보여준다.

하지만 그에 맞서는 주인공 누라를 일방적 약자로 그리기보다는 감정적이지만 강인한 현실감각을 잃지 않는 여성의 모습을 내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두 여성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도 그 안의 여성의 강인함과 대담함을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U-17 여자월드컵 요르단 여자축구 대표팀을 따라가며 사회적 통념을 거스르는 차세대 여성들의 꿈을 아기자기하게 담은 '17: 축구하는 소녀들'(17)은 위다드 샤파코즈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사회적 선입견을 넘어 축구에 대한 열정을 펼치는 소녀들의 꿈과 희로애락, 치열한 성장의 시간을 따라가는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특유의 현장감과 소녀들의 실제 삶을 함께 체험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이처럼 최신작과 화제작을 엄선하여 구성한 ‘포커스 2020: 아랍 여성 감독의 오늘과 내일’ 섹션을 통해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하지만 한결같은 강인함으로 현재를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아랍 영화계의 거장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의 최신작부터 아랍의 떠오르는 신예 여성 감독들의 화제작까지 다양한 영화적 스펙트럼으로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제9회 아랍영화제는 7월 16일부터 7월 21일까지 6일간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동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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