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MBC가 또 한 번 직원들에 대한 중징계를 대규모로 단행했다.

MBC는 18일 인사발령을 통해 최대현 아나운서와 권지호 카메라 기자를 해고하고 보도국 국장과 부장 각 1명, 경영지원국 부장과 차장 각 1명은 정직 및 감봉했다. 징계 사유는 취업규칙 등 위반이다. 디지털기술국 부장 1명에게는 근신 처분을 내렸다.

MBC에 따르면 최 아나운서와 권 기자는 지난 경영진 때 동료 직원들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게 문제가 됐다. 이 블랙리스트는 직원들의 사내 정치 사회적 성향을 '강성', '약강성', '친회사적' 등급별로 구분해 표기한 것으로, 최근 MBC 특별감사 결과 실제로 인사에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아나운서는 또 지난해 장기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뉴스를 진행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한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사진을 찍고, 사측 입장에 가까운 제3노조의 위원장을 맡아 동료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된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 속 세월호 뉴스 특보 화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권 기자는 장기파업 때 논란이 된 '카메라 기자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인물로, '아나운서 블랙리스트'와 마찬가지로 동료들의 성향을 분석해 회사에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MBC는 최승호 사장 체제로 들어서면서 '정상화'를 기치로 내걸고 '과거 정리'를 위한 인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2012년 대선 때 안철수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기자를 해고했다.

거의 매일 인사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해고 등 중징계를 받은 직원들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회사 결정이 번복될 여지가 있어 한동안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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