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공방 → 협상 → 충돌 가능성' 롤러코스터 국회
여야 '식물 국회·폭력 국회' 오명 부담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6·13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의 사직서 처리 시한인 14일 국회는 온종일 긴박감이 감돌았다.

특히 '의원 사직서와 드루킹 특검법의 동시 처리'를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장 입구 로텐더홀을 점거, 연좌 농성을 벌이면서 여야 간 몸싸움 가능성마저 제기돼 긴장은 고조됐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다면 2012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6년 만에 '폭력 국회'가 재연되는 상황이었다.

전날 심야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개의를 강행할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저지하겠다고 선언한 한국당은 의원과 보좌진 '총동원령'을 내리고 오전 9시께 로텐더홀에 집결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스크럼을 짜고 본회의장 입구를 막은 채 민주당 규탄 릴레이 발언을 이어갔다.

민주당 새 원내지도부 역시 오전 회의에서 '선(先) 의원 사직안 처리, 후(後) 특검 논의' 입장을 고수, 한국당과의 강 대 강 대치를 예고했다. 협상에도 먹구름이 드리운듯했다.

오전 10시 30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여야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은 무위에 그쳤다. 여야 원내대표들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큰 틀의 공감대는 형성했으나, 드루킹 특검을 둘러싼 세부 쟁점 등에서 평행선을 달리며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식물 국회'에 '폭력 국회'라는 오명이 씌워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인지 여야 모두 거친 공방전을 벌이면서도 이날 오후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당장 정세균 의장이 '오후 4시 본회의 소집'을 예고하자, 여야는 발빠르게 움직였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은 오후 1시 30분부터 70분간 한 차례 만난 데 이어 오후 4시 협상을 재개 30~40분 정도 추가 협상을 벌였다.

정 의장도 여야 간 합의를 독려하는 데 주력했다. 애초 오후 4시 본회의를 개의하려 했던 정 의장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가 종료되는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사실상 협상 시한을 늦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야는 특검법 처리 시기 및 수사 대상에서 이견을 좁히며 돌파구를 모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드루킹 특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민주당이 특검 수용 쪽으로 선회하고, 야당이 수사 대상 및 범위와 관련해 조정 가능성을 내비치며 협의를 이어간 것이다.

이때 '오후 5시가 여야 간 협상 시한'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이 야 3당 '특검 공조체제'를 유지하면서 민주당에 "지금까지 협상 상황을 토대로 오후 5시까지 답을 달라"고 공을 넘긴 데 따른 것이다.

협상 쪽으로 반전하는 듯한 분위기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일촉즉발 대치 국면으로 또다시 접어들었다.

급기야 의원총회를 마친 민주당이 오후 5시 본회의장으로 향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본회의장 정문 입구 로텐더홀에서 연좌농성 중인 한국당과 충돌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를 피하듯 민주당은 본회의장 정문을 피해 국회의장실 쪽 본회의장 입구로 입장하며 한국당 의원들을 자극하지 않았고, 한국당 역시 피켓과 구호로 민주당의 입장에 항의했다.

우려했던 여야 간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여야 간 협상의 끈도 놓지 않는 분위기다.

한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은 2~3일 안에 특검을 받고 야당은 오늘 의원 사직안을 처리해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여야 협상 결렬의 원인이었던 검경 수사은폐 축소 의혹을 특검 수사 대상에 넣되 표현을 바꾸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고 협상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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