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령' 강형욱-요리연구가 이혜정의 EBS모바일 콘텐츠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못 먹는 건 개밥으로나 주라"던 시대는 지난 지 오래. 반려동물 인구 1천만 시대를 맞아 애견인들 사이에서 '우리 아이'만을 위한 미슐랭 가이드, '개슐랭가이드'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개통령'으로 불리는 강형욱 동물훈련사와 이혜정 요리연구가가 함께하는 EBS 모바일 콘텐츠 '개슐랭가이드'는 매회 특정 개의 사연에 맞춰 어울리는 요리를 해주는 포맷이다. 재료도 '개슐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연어, 닭가슴살, 북어, 통밀 등 온통 최고급이다.

개가 먹어도 좋은 초코볼, 비만견을 위한 피자, 손으로 집어 먹는 카나페, 고구마 말랭이 육포 등 애견인들이라면 혹할 수밖에 없는 메뉴들을 선보이는 덕분에 온라인에선 입소문이 자자하다.

특히 EBS 모바일 콘텐츠를 지칭하는 'MOMOe' 중에서는 가장 인기가 좋은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1화 영상 조회 수는 지난 1월 이후 지금까지 8만 건에 이른다. 나머지 회차도 2만∼4만 건 정도 조회됐다. 댓글에도 "사람이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눈 건강에 좋은 것도 만들어달라" 등 애견인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얘기는 역시 강형욱과 이혜정이다.

특히 EBS TV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서 오래 함께했던 강형욱 훈련사는 시청자들에게 개의 목줄을 쥔, '부드러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익숙하지만 이번엔 부엌에 앞치마를 입고 섰다. 심지어 도마 위에 칼질도 한다.

이혜정 요리연구가가 '신의 손'으로 개들을 위한 만찬을 내놓으면, 강형욱 훈련사가 그것을 개들에게 주며 반응을 살피는 방식인데 본인이 먼저 은근슬쩍 하나씩 맛보는 것도 깨알 같은 웃음을 준다. 물론 잠깐 시식이 끝나면 본연의 임무에 돌입, 개들이 허겁지겁 먹는 모습을 보면서 음식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분석에 나선다.

'개슐랭가이드'를 총괄하는 이호 PD는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EBS에 20대 시청자가 부족해 모바일 콘텐츠를 론칭하면서 기존에 EBS에서 사랑을 많이 받던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의 강형욱 훈련사를 내세워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 훈련사가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은데 본인은 행동 교정 전문이니 다른 '프로'가 필요했고, 개를 16마리 키울 정도로 애견인인 이혜정 요리연구가를 섭외했다. 마침 이 선생님도 강형욱 훈련사의 팬이어서 흔쾌히 출연했다"고 덧붙였다.

이혜정 요리연구가는 대변을 먹는 개에게 대변 대신 먹을 수 있게 소고기와 캐롯파우더 등으로 만든 '똥카롱'을 만들어주는 등 신선한 아이디어들을 제시한다.

이 PD는 "한 분은 교정 전문, 한 분은 요리 전문이니 서로 관심이 맞아 떨어졌고 호흡이 매우 좋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가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사실 처음 프로그램 제목은 '개밥 강선생'이었는데 그보단 훨씬 채워진 느낌"이라고 흡족해했다.

'개 프로'와 '요리 프로'가 만나 탄생한 개밥의 맛은 과연 어떨까.

이 PD는 여러 번 맛을 봤다고 '실토'하며 "사람이 먹는 것에서 간만 뺀 것과 다름 없다. 조금 싱겁긴 하다. 이혜정 선생님 말로는 개들은 쓴맛, 단맛 등을 인간만큼 잘 구분하지 못하는 대신 촉각은 발달했다고 한다. 그에 맞춰 요리하기 때문인지 식감이 매우 살아있더라"고 웃었다.

시즌제로 꾸준히 제작될 '개슐랭가이드'는 유튜브의 MOMOe 채널(https://www.youtube.com/watch?v=MeWq254pJn0&t=39s)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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