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죄질 나쁘지만 정신질환·어머니 선처 탄원 고려"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어머니가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20대 아들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김형두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된 김모(29)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김씨는 작년 6월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 A씨가 "왜 식사를 하지 않느냐"고 말하며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주방에 있던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범행 도구나 찌른 신체 부위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험한 곳인 점, 피해자가 도망쳐 나와 걸어가다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간 점 등을 종합하면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김씨가 정신병을 앓고 있어 심신상실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긴급체포 당시 경찰관의 질문에 답한 점 등에 비춰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자칫 피해자가 생명을 잃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정신질환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항소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원치료 후 퇴원해 현재 생활에 큰 불편이 없는 점, 피해자가 선처를 구하는 점 등 유리한 정상에 범행의 동기와 경위 등을 모두 종합해 고려했다"며 "원심이 선고한 형은 적정한 형벌의 범위 내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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