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임성룡 기자 = ‘황제’ 로저 페더러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정현은 1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로저 페더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0-2(5-7 1-6)로 패했다.

페더러가 1세트 초반부터 밀어붙였다. 페더러는 한 게임을 선취한 후 두 번째 게임 15-40 상황에서 정현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해냈고, 세 번째 게임마저 지켜내며 0-3으로 앞섰다.

정현의 반격도 거셌다. 정현은 베이스라인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페더러의 에러를 유도했고, 페더러의 서비스 게임이었던 다섯 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후 한 게임을 더 따내며 동점(3-3). 정현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내며 5-5까지 팽팽하게 맞섰지만, 마지막 한고비가 아쉬웠다. 페더러가 나머지 두 게임을 모두 따내며 1세트 페더러의 승리.

페더러는 2세트 더 날카로운 서브를 앞세워 정현을 밀어붙였다.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 위기에 몰렸으나 번번이 서브 에이스를 따내 정현의 노력을 무위로 만들었다. 정현은 1세트와 달리 어딘가 플레이가 둔해진 모습. 결국 정현은 2세트 한 게임을 따내는 데 그치며 1-6으로 패했다.

이날 페더러는 무엇보다도 서브에서 압도적이었다. 페더러는 무려 12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기록하며 0개에 그친 정현을 압도했다. 특유의 라이징 샷과 백핸드 스트로크 역시 여전했다.

정현은 퍼스트 서브에서 계속 폴트가 나오며 서브 대결에서 크게 밀렸다. 세컨드의 위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으나, 이미 퍼스트에서 지고 들어간 것이나 다름없었다. 2세트에서는 어딘가 움직임이 둔해진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이로써 정현과 페더러의 두 번째 맞대결 역시 페더러에게 돌아갔다. 정현은 지난 1월 호주오픈 4강에서 페더러를 만나 패했고, 2달여 만에 돌아온 재도전의 기회 역시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정현은 이번 BNP 파리바오픈에서도 8강에 오르며 180점의 랭킹 포인트를 획득했다. 대회 종료 후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23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는 개인 최고 랭킹 경신은 물론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를 뛰어넘어 아시아 톱 랭커 자리를 따낼 수 있는 순위다.

한편 정현은 오는 21일부터 미국에서 열리는 시즌 두 번째 ATP투어 1000시리즈 마이애미오픈에 출전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RNX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