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RNX뉴스] 박진우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이 ‘현안과 과제’를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경제

지난 2017년 2/4분기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비 1.4%로 9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일본경제의 회복은 소비와 투자 등 내수 회복세가 강해진 것과 함께 외수의 성장기여도가 상승한 결과이다. 특히, 2017년 8월에 경기선행지수가 106.8로 13개월 연속 100을 상회하는 등 향후에도 일본경제의 회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하 최근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일본경제의 특징을 살펴보고 한국경제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최근 일본경제의 특징

1) 일본 법인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일본 법인기업(금융업과 보험업 제외, 이하 동일)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7년 2/4분기 6.7%로 3분기 연속 플러스 증가세를 보였으며, 경상이익 증가율은 동기간 22.6%로 2분기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이런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일본 법인기업 설비투자는 2017년 1/4분기 4.5%에 이어 2/4분기에도 1.5%의 증가율을 보였다.

2) 가계의 소비 여건도 꾸준히 개선 중이다. 고용 환경과 임금이 개선되면서 가계의 소비 증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실업률은 2017년 8월에 2.8%로 매우 낮은 수준이며, 유효구인배율은 동기간 1.51배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편, 제조업 중심으로 실질임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제조업 실질임금 상승률은 2017년 1/4분기 0.7%, 2/4분기 0.9%로 높아졌다.

고용 환경과 임금 개선은 근로자세대를 중심으로 가계소비지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근로자세대(2인 이상 세대 기준, 이하 동일) 실질 가계소비지수는 2017년 1/4분기 100.8, 2/4분기 98.8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6년 1/4분기 100.6, 2/4분기 98.0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세대 실질 가계소비지수도 2017년 2/4분기에는 98.0을 기록하면서 전년동기 97.6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일본의 소비자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태도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향후에도 가계의 소비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 J커브효과 극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J커브효과는 환율 변동 후 시간의 경과에 따라 무역수지가 변동하는 모습이 영문 알파벳 J와 유사한데서 유래하는데 인위적인 통화가치의 절하, 즉 환율 상승이 무역수지 등을 오히려 상당 기간 악화시킨 후 개선효과가 지연되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일본의 무역수지는 달러 기준과 엔화 기준 모두 2015년 4/4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한 후 2016년 1/4분기부터 흑자로 전환되었다.

단,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는 2016년 3/4분기부터, 엔화 기준으로는 2017년 1/4분기부터 겨우 증가세로 전환되었다. 따라서 무역수지 흑자전환을 기준으로는 2016년부터 J커브효과를 극복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수출이 늘면서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인 것은 2017년 들어서이다. 최근의 세계 경기 상황이나 일본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태로 미루어볼 때 일본경제가 J커브효과라는 그림자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4) 디플레이션 압력도 빠르게 완화되고 있다. 2017년 7월까지 마이너스 수준을 보이던 일본의 근원물가(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 상승률이 8월에 0.0%로 개선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2017년 8월에 0.7%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특히, 경제전반의 수요 압력의 정도를 판단해 볼 수 있는 GDP 갭률((실질 GDP-잠재 GDP)/잠재 GDP*100)은 2016년 -1.7%에서 2017년에는 -1.0%로 낮아질 전망으로, 경제전반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 특히, 일본경제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대의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으로 GDP 갭률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시사점

최근 일본경제는 민간기업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한 투자와 고용 확대가 내수 회복을 주도하면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국내경제는 내수 부진은 물론 북핵문제와 중국의 사드보복, 한미 FTA 재협상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경기 회복을 위한 적절한 정책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첫째, 내수경기 회복을 위한 민간부문의 활력 활용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 민간기업 실적 개선, 민간기업 투자 및 고용 확대, 근로자 임금 상승, 가계 여건 개선 및 소비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나감으로써 최근 경기 회복세가 강해지고 있다. 적극적인 규제완화와 민간기업의 역할 강조를 통한 투자와 고용 확대를 꾀하는 한편 점진적인 임금 상승 유도를 통해 안정적인 경기 회복 경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정부부문에서는 경기대책의 실행 추동력 확보가 시급하다. 경기 회복을 위한 각종 정부 정책들이 실행 추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 국민 설득 뿐 아니라 국회와의 협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정부 각 부문에 걸쳐 현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셋째, 대외 불확실성의 안정적인 관리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대외 여건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할수록 주변국들과의 만남과 대화의 기회를 늘여 상호 이해와 협력을 증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정경분리의 원칙 하에 통화스왑과 같은 기존 공동의 경제위기 대응을 위한 안전핀은 유지·강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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